집중력 높이는 방법에 대한 연구가 많습니다. 집중력은 특정 사람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의 생활을 훨씬 효율적으로 만드는 데 도움을 주는 일종의 도구입니다. 이러한 집중력을 높일 수 있는 훈련 방법에 대해서 알려드리겠습니다.
오해하면 안 되는 부분이 하나 있습니다. 집중력을 기른다는 건 유명한 기업가나 유명한 사람이 되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단지, 필요한 순간에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함입니다. 즉, 에너지 효율성을 높여 피로를 줄이고, 더욱 편안하게 살아가기 위한 것이라는 걸 명심하셔야 합니다. 단순히 집중력이 높아진다고 갑자기 위대한 사람이 되진 않습니다.
집중력에 대한 간단한 실험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먼저 집중력이라는 것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외부의 모든 자극을 떨쳐내고, 현재 진행 중인 것에 대해서만 생각하는 것이 바로 집중력입니다. 실제로 우리는 스스로 인지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한 경험이 많습니다. 하지만, 집중하는 순간 '내가 집중했다'라는 것조차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이러한 경험을 인지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예전 EBS에서 촬영했던 재미있는 실험이 있어서 가져왔습니다.
영상에서 테스트 목표는 흰 옷을 입은 여성들이 공을 몇 번 주고받았는지 확인하는 것이었습니다. 여성들은 이동하면서 농구공을 서로에게 패스했고, 총 16번의 패스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흰 옷을 입은 여성에게 집중을 하게 함으로써 중간에 지나간 고릴라를 전혀 인지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사람들은 공을 패스하는 데 자신의 모든 집중력을 활용함으로써, 고릴라의 존재를 전혀 눈치채지 못하게 됩니다. 하지만, 고릴라를 인지했다고 해서 집중력이 낮다는 건 아닙니다. 공을 패스한 횟수도 모두 맞추고, 고릴라의 존재도 눈치챈다면 엄청나게 집중력이 좋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시각을 활용하라
우리의 눈은 외부의 시각적 자극을 받아들이는 기관입니다. 책을 보거나 스마트폰을 사용하거나 먼 곳을 바라볼 때도 우리는 눈을 사용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서, 노트에 일기를 쓴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노트에 일기를 쓸 때는 우리는 종이와 펜, 그리고 작성되는 글 외에 다른 자극을 전혀 느낄 수 없습니다. 작성자가 의도적으로 외부 자극에 노출되려고 노력하지 않는 이상 일기를 작성하는 행위에 집중하게 됩니다. 그리고 일기를 작성하면 할수록 머릿속의 생각에 집중하게 되고, 글씨를 작성하는 행위 자체에 집중을 하게 됩니다.
이러한 행위가 지속될수록 뇌는 모든 초점을 거기에 맞춰갑니다. 다른 어떠한 자극도 받아들이지 않고, 눈앞에 놓인 종이와 글씨라는 자극에만 집중하는 것이죠. 이렇게 시각적 자극에 의해서 뇌 또한 우리가 전혀 느끼지 못하는 사이에 눈앞의 자극에 집중하고 그것만 생각하기 시작합니다.
책을 읽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처음에 책을 펼쳐 들면 종이에 적혀 있는 글자와 종이가 분리되는 듯한 느낌을 받으면서 책을 계속해서 읽는 것이 힘듭니다. 마찬가지로 책의 내용도 머릿속에 잘 들어오지 않고, 페이지도 잘 안 넘어갑니다. 하지만, 그 구간을 참고 책을 계속 읽게 되면 우리의 눈은 책 외의 다른 어떤 정보도 받아들일 수 없게 됩니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눈은 뇌로 책에 대한 정보만을 계속 보내게 되고, 뇌는 책을 읽는 행위 외에 다른 자극을 받아들이지 않게 됩니다. 마치 겨울철의 자동차처럼 예열 시간이 필요하고, 예열 시간을 잘 버텨내면 그다음부터는 물 흐르듯이 진행됩니다.
마지막으로 시각은 운동 능력에도 영향을 줍니다. 예를 들어, 10km 달리기를 한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사람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모든 사람이 힘들어지는 구간은 반드시 찾아옵니다. 어떤 사람은 1km 지점에서 힘들 것이고, 어떤 사람은 5km 지점에서 힘들 수 있습니다. 이때, 눈앞의 작은 목표를 세우면 달리기 효율이 훨씬 좋아집니다. 외부에서 달리고 있을 때는 100m 앞의 특정 지점을 목표점을 삼고 달리거나, 멀리 있는 나무 혹은 풀 등의 작은 목표를 설정하면 달린다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사라지고, 목표에 대한 인식만 남게 됩니다.
즉, 최초의 목적은 목적지까지 달리기라는 추상적인 목표였다면, 작은 목표를 설정하는 순간 눈앞에 결승점이 보이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작은 목표를 달성하면 앞쪽에 또 다른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를 향해 다시 달립니다. 이 과정을 반복하면 목표점까지 달리기라는 부담스러운 큰 목표가 머릿속에서 지워지고, 어느새 목적지에 도달해 있는 자신을 보게 될 겁니다. 체력 테스트를 할 때도 처음 혹은 중간 지점에서는 끝이 보이지 않아서 너무 힘들지만, 결승점이 보이는 순간 생각지도 못한 힘을 발휘해서 마지막까지 달려갈 수 있게 되는 겁니다.
외부 자극을 없앤다
앞서 말한 것처럼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서 외부 자극을 끊어내는 건 매우 중요합니다. 상황이 만들어져야만 비로소 목표 행위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홈 트레이닝을 지속적으로 실패하는 이유를 여기서도 찾을 수 있습니다. 홈 트레이닝은 엄청 편리합니다. 본인이 원할 때 시작하고 종료할 수 있으며, 운동 강도도 본인이 조절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홈 트레이닝 도중 외부 자극에 노출되기도 너무 쉽습니다. 운동 중 누군가 찾아오거나 택배가 도착하게 되면 운동의 흐름이 바로 끊기게 되는 겁니다.
하지만 헬스장에 방문하는 순간 모든 것이 달라집니다. 헬스장에서는 운동 외에 다른 외부 자극을 느끼기가 쉽지 않습니다. 헬스장에는 나에게 도착할 택배도 없고, 나를 찾아올 손님도 없습니다. 오로지 헬스 트레이닝 자체에 집중을 할 수 있게 되는 겁니다. 거대한 거울 앞에서 본인의 운동하는 모습을 보거나 다른 곳을 쳐다보더라도 온통 운동하는 사람들뿐입니다. 이렇게 모든 시각이 운동이라는 자극에만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본인도 운동을 할 수밖에 없고, 운동 효율이 좋아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운동을 하려면 집보다는 헬스장을 추천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공부를 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집에서 공부를 하게 되면 외부 자극에 너무나도 쉽게 노출됩니다. 공부를 하다가 잠시 화장실을 가는 길에 식탁에 놓인 쿠키를 볼 수도 있고, 꺼져있는 TV를 볼 수도 있습니다. 만약 쿠키를 보게 된다면 우리의 생각은 잠시 다른 길로 빠지게 됩니다. '다이어트해야 되는데...', '저걸 먹을까 말까' 등 생각의 흐름이 끊겨버립니다. 하지만 모두가 공부를 하고 있는 조용한 독서실에서는 다른 외부 자극이 공부하는 모습이 됩니다. 그러면 공부에 대한 생각만을 하게 되고, 공부에 대한 집중력이 유지되기가 훨씬 쉽습니다.
집중력 스위치를 켜고 끄는 것
인간의 집중력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서 8시간 내내 집중하면 좋겠지만 뇌를 그렇게 오랜 시간 사용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 집중력 스위치를 필요할 때만 켜고, 필요 없으면 끄는 것입니다. 말처럼 쉽지 않겠지만 연습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쉽게 생각하면 좁은 시야와 넓은 시야를 활용하는 것입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시야를 좁히고 특정 대상을 계속해서 바라볼 때 우리는 집중을 하게 됩니다. 반대로 시야를 넓히고 불특정 대상을 바라보면 집중력을 잃습니다. 예를 들어, 지평선을 바라본다든지 먼 거리에 있는 건물, 나무 등을 지속해서 바라보게 되면 시야가 넓어지면서 뇌는 집중을 하지 않게 됩니다. 꼭 먼 곳을 바라보지 않더라도 우리는 항상 집중을 하지 않는 상태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TV 화면을 쳐다보고 있어도 주변 가족의 움직임을 볼 수 있고, 주변 환경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TV에 우리가 딱히 집중할 이유도 없고, 집중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비슷한 예시로 영화관에서 영화가 더 재미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영화관에서는 화면 외의 모든 자극을 없애기 위해서 불을 끄고 오로지 화면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합니다. 그래서 집에서 영화를 볼 때와 영화관에서 영화를 볼 때 몰입감의 차이가 발생합니다. 요즘에는 마치 영화관처럼 더 즐겁게 영화를 시청하기 위해서 홈 시어터에 대한 수요가 많고, 넓은 집을 가진 분들은 영화 전용방을 만들기도 합니다.
결론적으로 좁은 시야와 넓은 시야를 번갈아가며 사용하는 것입니다. 집중할 필요가 있는 상황이 오기 전에 뇌에게 집중을 잠시 풀 수 있는 시간을 줄 필요가 있습니다. 아무런 생각도 하지 말고 먼 곳을 일정 시간 바라보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보통 업무 시작 전이나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스마트폰을 자주 보게 됩니다. 스마트폰은 독서만큼이나 시야를 좁히는 행위로 뇌에서 집중 상태라고 인지하게 됩니다. 결국 뇌가 쉴 틈이 없어서 계속 집중 상태를 유지하고 집중력이 점점 떨어지게 되는 겁니다. 수험생을 예로 들면 아래와 같습니다.
- 공부를 하는 행위: 좁은 시야(집중 상태)
- 공부하다가 잠시 중간에 스마트폰을 보는 행위: 좁은 시야(집중 상태)
- 공부를 재개하는 행위: 좁은 시야(집중 상태)
이렇게 지속해서 집중 상태만 유지할 경우 집중력이 흐려지게 되는 것입니다. 쓸데없이 스마트폰 보는 행위에 집중력을 소모하게 됩니다. 반대로 집중과 이완 상태를 번갈아 사용하면 집중해야 될 때에 에너지를 적극적으로 사용함으로써 더욱 쉽게 집중할 수 있게 됩니다. 아래 예시를 보겠습니다.
- 공부를 하는 행위: 좁은 시야(집중 상태)
- 공부하다가 잠시 먼 곳을 바라보는 행위: 넓은 시야(이완 상태)
- 공부를 재개하는 행위: 좁은 시야(집중 상태)
이처럼 집중과 이완을 적절하게 반복적으로 사용하면 뇌는 집중 상태에서만 더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사용하게 되고, 집중력도 더욱 높아지게 됩니다. 즉, 에너지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적절하게 집중했을 때만 에너지를 폭발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시각을 통해서 뇌에 신호를 주어야 된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뇌는 시각 정보에 굉장히 예민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시각을 잘 사용한다는 것은 결국 뇌를 잘 사용하게 된다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훈련법 예시
고도의 집중력은 이 글을 읽는다고 하루아침에 완성되지 않습니다. 훈련 과정이 필요하고 뇌에 학습할 시간도 주어야 합니다. 지금 즉시 실행할 수 있는 방법으로 책 한 권만 있으면 됩니다. 어떤 책이든 상관없습니다. 웬만하면 그림이 많은 만화책보다는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의 책 한 권만 준비하셔서 아래 순서대로 따라 해 보시기 바랍니다. 관심 취향이 없다면 소설책이 그나마 읽기 편하니 소설책으로 테스트해 보시기 바랍니다.
- 독서 전 1분간 먼 산 바라보기 (휴식)
- 독서 20분~30분 시행 (집중)
- 독서 후 1분간 먼 산 바라보기 (휴식)
- 독서 집중 시간을 점점 늘려가기
독서와 먼 산 바라보기가 아니라도 시선을 집중시키고 이완시킬 수 있는 방법이면 뭐든 좋습니다. 본인 취향에 맞는 것으로 준비하시되, 반드시 시선 집중과 이완을 번갈아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선택하시기 바랍니다. 책 내용에 집중하기가 훨씬 수월해진다면 본인이 집중해야 되는 상황에 대입하여 다시 연습을 반복하면 됩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두 가지입니다.
- 집중할 수 있는 순간에만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집중 전에 집중을 잠시 풀어주어라(시각 이완 후 시각 집중)
- 집중이 필요한 상황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도록 외부 자극을 없애 주어라
이 두 가지를 위해서 계속 고민하고 노력한다면 남들보다 훨씬 뛰어난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될 겁니다. 결국 집중 대상 외의 자극이 없다면 누구든지 온전히 본인이 원하는 상황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자꾸 다른 생각에 빠져 집중에 실패한다면 집중해야 될 대상을 더욱 좁게 볼 필요가 있습니다. 너무 힘들다면 위에서 알려드린 책과 먼 산 보기를 이용해서 훈련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 좋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창립자인 빌 게이츠는 매년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다고 합니다. 외딴 숲 속으로 가서 외부 자극을 끊어내고 일주일 동안 머릿속의 생각에만 집중하고 해결하는 데 전념합니다. 이처럼 고도의 집중력을 위해서는 외부 자극을 최대한 줄이고, 해당 문제만 쳐다볼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중요합니다. 이 글을 읽는데만 그치지 마시고, 지금 당장이라도 책을 한 권 펴서 30분만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집중력을 기르는 것은 거창한 성공을 위한 것이 아니라 더 적은 에너지를 사용하면서 행복하게 살기 위한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