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정리 / / 2022. 10. 18. 00:12

망 사용료 논쟁 정리 - 개념과 주요 쟁점, 각 측의 주장

섬네일-케이블-사진
인터넷-케이블

2022년 현재 입법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망 사용료' 분쟁은 갑자기 발생한 문제는 아닙니다. 2018년 페이스북 홍콩 서버 이슈도 있었고, 2020년 SK브로드밴드(SKB)와 넷플릭도 망 사용료 관련 분쟁이 발생한 적이 있습니다. 결국, 콘텐츠 제공자(CP)와 인터넷 서비스 제공 사업자(ISP) 간의 분쟁이며, 망 사용료에 대한 개념부터 각 측의 주장이 어떻게 대립하고 있는지까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각 측의 주된 입장을 쉽게 정리한 것입니다.

  • 통신사(ISP): 망을 많이 사용하니까(트래픽을 많이 유발하니까) 사용하는 만큼 돈을 더 내라
  • 콘텐츠 공급자(CP): 이미 망 사용 대가로 접속료를 지불했다. 망을 많이 사용한다고 돈을 더 낼 순 없다.

 

 

 

망 사용료의 개념

망 사용료는 망 이용료라고도 하며 인터넷 회선 사용량에 대해 통신사가 콘텐츠 사업자에게 요구하는 비용입니다. 인터넷이 텍스트 기반에서 영상 기반으로 점점 변화함에 따라 트래픽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조용하던 망 사용료 이슈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되었습니다. 이슈를 확인하기에 앞서 헷갈리지 말아야 할 것은 접속료와 전송료는 다른 개념이라는 것입니다.

  • 접속료: 망 접근 권한에 대한 비용. 예를 들어, 유튜브나 넷플릭스가 특정 통신사를 사용하는 대가로 지불하는 비용. 현재도 지불하고 있음.
  • 전송료 (망 사용료): 망 사용량에 대한 비용. 예를 들어, 유튜브나 넷플릭스 이용자가 많아 통신사 서버 부담이 늘어나면 늘어난 만큼에 대한 추가 비용.

쉽게 이야기해서 사용자가 많으면 돈을 더 내라는 뜻입니다. 사용자가 특정 콘텐츠를 사용하기 위해 특정 통신사 서버에 많이 몰리면 그 사용자만큼 유지, 보수를 하기 위해 통신사가 돈을 많이 내야 하니 그만큼의 대가를 지불하라는 것입니다. 예시입니다. 아래 예시는 실제가 아닌 이해하기 쉽게 간소화된 예시이니 참고 부탁드립니다.

  1. 넷플릭스 고화질로 시청하는 시청자가 늘어남
  2. SK는 고화질 사용자가 늘어나 서버 부담이 심해짐
  3. 서버 부담이 심해지니 망을 증설하고 그에 따른 유지 보수 비용이 증가함
  4. 넷플릭스 때문에 망 관리 비용이 증가해서 영업 이익의 손해가 발생함
  5. 영업 이익 손해가 발생했으니 원인 제공자인 넷플릭스에게 비용을 요구함
  6. 넷플릭스는 SK 서버를 사용하기 위해 접속료를 이미 지불했는데, 전송료를 추가로 지불할 수 없다고 함

결국 누가 손해를 덜 볼 것이냐에 대한 분쟁입니다. 거꾸로 이야기하면 누가 더 이익을 볼 것이냐에 대한 문제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걱정하는 건 분쟁의 결론이 어떻게 되든 소비자의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입니다.

 

망 사용료 현재 쟁점에 대한 통신사와 콘텐츠 공급자의 주장

통신사의 입장

  • 네이버는 약 700억 원, 카카오는 약 300억 원의 전송료 (망 사용료)를 지불하고 있다. 따라서, 네이버, 카카오보다 트래픽이 훨씬 많이 발생하는 구글, 넷플릭스 등 해외 업체도 전송료 (망 사용료)를 내는 게 당연하다. 국내 총 트래픽의 약 40%가 해외 CP를 통해 발생하는 트래픽이다.
  • 아래는 기업별 국내 연간 트래픽 비율 참고 데이터입니다.
회사 트래픽 이용자
구글 27.1% 51,503,814
넷플릭스 7.2% 1,685,835
메타(구 페이스북) 3.5% 6,773,301
네이버 2.1% 40,299,224
카카오 1.2% 40,594,095
  • 망 중립성은 너무 예전 개념이다. 망 중립성은 트래픽 수요가 폭발적이지 않을 때 있던 개념으로 시대가 변했기 때문에 이에 맞춰 각자의 역할도 변하는 게 맞다. 변화된 세계정세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개념이다.

콘텐츠 공급자의 입장

  • 인터넷이 생긴 이래로 접속료(통신사 기본 이용료)는 지불했어도, 전송료(망 사용료 혹은 망 이용료)를 지불한 적은 없다. 이미 접속료를 충분하게 지불했다.
  • 국내 통신사의 트래픽 부담을 덜기 위해서 캐시 서버를 만들어 주겠다. 국내 통신사가 유튜브 영상 재생을 위해 미국에 있는 구글 본사 서버에 접속하지 않고, 한국에 캐시 서버를 설치해서 해당 서버에서 바로 영상을 받아 갈 수 있도록 제공하겠다.
  • 고품질 콘텐츠에 대한 망 사용료를 지불하게 되면 콘텐츠 발전이 퇴보할 것이다.
  • 망 사용료 지불을 요구하는 건 TV를 오래 틀어두는 집에 수신료를 더 지불하라는 것과 같다.
  • 망 사용료는 일종의 종량제로 망 중립성의 원칙에 위배된다. 무선 망과 다르게 유선 망은 누구나 동등하게 사용 가능해야 한다.

 

 

 

망 사용료 법안 통과 여부에 따른 예상

인터넷 서비스 제공 사업자

법안 통과 시, 콘텐츠 공급자로부터 망 사용에 대한 적절한 비용을 받을 수 있게 됩니다. 물론 양자 간의 계약이라 비용 책정에 난항이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인터넷 서비스 공급자 입장에서는 추가적인 이윤이 발생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법안이 통과만 된다면 영업 이익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법안이 통과하지 못했을 때, 인터넷 서비스 공급업체들이 말한 것처럼 망 증설 및 유지 보수 비용을 통신사가 떠안게 될 것입니다. 그에 따라 큰 비용이 발생할 것이며, 기업이 아닌 일반 소비자로부터 받은 접속료 또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즉, 통신비가 오르게 될 것입니다.

 

콘텐츠 공급자

법안 통과 시, 인터넷 서비스 공급자에게 망 사용료를 지불하게 될 것입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 큰 이윤을 남기지 못하는 기업은 철수하게 될 것이며, 앞서 트위치가 했던 것처럼 화질 저하 등 콘텐츠 품질의 전체적인 하락이 올 수도 있습니다. 망 사용료를 포함했을 때 영업 이익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면 굳이 국내에 계속 머물 이유가 없습니다. 또는 망 사용료에 대한 부담을 덜기 위해서 소비자 공급가를 높일 수도 있습니다. 쉽게 생각해서 넷플릭스 비용이 비싸지는 등의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법안이 통과하지 못했을 때, 콘텐츠 공급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입니다. 다만, 콘텐츠 공급자 스스로 국내에 더 많은 비용을 투자해서 캐시 서버를 증설한다든지, 망 증설이나 유지 보수 비용 일부를 분담하는 등의 적극적 지원 형태를 취할 수도 있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서 바라보는 결말

결론적으로, 법안이 통과를 하든 안 하든 소비자의 부담을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양측 모두 지금까지는 버텨왔으나 현재 상황 그대로 앞으로 지속하기는 힘들다는 입장이기에 대립이 오래갈 것으로 추측됩니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경쟁을 통해 서로 발전해나가는 것은 적극적으로 환영하지만, 단순히 기업의 이익 다툼에 소비자 부담만 가중되는 형태가 되지만 않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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