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근로자라면 퇴직금이나 퇴직 연금에 가입되어 있습니다. 회사에서 선택한 방식에 따라서 근로자는 자동으로 선택되는 거죠. 본인이 마음대로 바꿀 수 없으니 아쉽긴 하지만 현재 나의 퇴직금이 어떤 방식으로 쌓여가고 있는지 확인할 필요는 있습니다. 돈에 관련된 부분이니 확실하게 알고 가세요.
퇴직금 제도
퇴직금은 근로자의 퇴직금을 회사가 적립해 두는 방식입니다. 근로자마다 퇴직금을 회사가 보관하다가 퇴사 의사를 밝혔을 때 퇴직금을 계산해서 제공합니다. 예전에는 모든 회사가 퇴직금 제도만 있었죠. 그래서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예를 들어 회사가 퇴직금을 분리하여 보관해야 할 의무가 없기 때문에 필요하면 퇴직금에 해당하는 돈을 우선 사용해 버립니다. 그리고 누군가가 퇴사를 하는 시점에 퇴직금의 여유가 없으면 지불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오는 거죠. 당황스럽지 않나요? 하지만 근로자를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이 딱히 없었습니다.
회사가 파산한 경우에도 마찬가진데요. 근로자의 경우 근로 의사가 있음에도 근로를 더 할 수 없고, 파산한 경우 대부분 퇴직금을 받지 못하죠. 근로자 입장에서는 어느 날 갑자기 일을 하지 못하게 된 것도 억울한데, 퇴직금도 받을 수 없어 그동안의 노력이 허사가 되는 느낌일 겁니다.
퇴직연금제도
이러한 문제들을 개선하기 위해 퇴직연금제도가 나타났습니다. 퇴직연금제도는 근로자의 퇴직금을 금융기관 운용사에 맡겨두는 방식입니다. 금융기관은 은행, 보험, 증권사 등이 있죠. 회사의 흥망성쇠와 관련 없이 근로자의 퇴직금이 안전하게 제3의 기관에 보관되는 거죠.
퇴직을 요청하면 기관에서 회사에 확인하고 근로자에게 퇴직금을 지급합니다. 회사가 망하더라도 근로자는 걱정할 게 없죠. 퇴직금은 이미 외부로 빠져나와 안전하게 보관되고 있으니까요.
결론적으로 차이점은 퇴직금의 보관 주체입니다. 퇴직금은 회사, 퇴직연금은 제3의 금융기관이죠.
그러면 퇴직연금이 무조건 좋은 건가요?
그렇지도 않습니다. 퇴직연금제도는 안전하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에 일시금으로 사용하려면 퇴직 소득세를 납부해야 합니다. 연금 형태로 수령하면 퇴직 소득세를 일정 부분 감면해 주죠. 그래서 최대한 연금으로 사용하게 하려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한 번에 목돈이 생겨버리면 자산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사기를 당하거나 한순간에 돈을 모두 소진해 버리는 등의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한 거죠. 안전하게 자산을 모으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좋은 제도이지만, 퇴직금을 사용해 공격적인 투자를 하려는 분들에게는 오히려 발목을 잡는 존재가 됩니다.
퇴직 연금의 종류
DB - 확정 급여형
DB형은 퇴직금을 회사가 금융 기관을 통해 관리합니다. 근로자의 수익금을 통해 수익을 발생시키는 것도, 손해가 발생하는 것도 모두 회사가 책임져야 하는 부분이죠. 단, 퇴직금 운용을 통해 수익이 발생하더라도 근로자에게는 아무런 이득이 없습니다. 모두 회사가 갖죠. 근로 입장에서는 일반 퇴직금 제도와 DB가 비슷합니다. 물론 금액이 차이 날 수 있긴 하지만 전체적인 맥락에선 유사합니다.
DC - 확정 기여형
DC형은 퇴직금을 근로자가 금융 기관을 통해 관리합니다. 펀드, 주식, 예금 등의 투자와 관련된 자산 운용을 개인이 책임지는 제도입니다. 운용에 따라 수익, 손해는 모두 개인의 몫입니다. 따라서, DC형으로 관리되는 회사에 입사 후 운용 수익이 높다면 동기라고 하더라도 퇴직금 차이가 꽤 크게 발생하죠.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집니다.
근로자가 투자에 대해 공부를 하면 할수록 이익이 커지는 구조라서 회사를 다니며 공부까지 하려면 다소 피곤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분의 돈이기 때문에 여러분이 공부를 통해 불리고 지켜나가야 합니다.
IRP - 개인형 퇴직 연금
IRP는 퇴직금을 받기 위한 용도 그리고 노후 준비를 위한 용도 두 가지입니다. IRP 계좌를 금융 기관을 통해 개설하는 방식으로 보통 퇴직금을 IRP 계좌로 입금 받습니다. 그래서 퇴사를 요청하면 회사에서 IRP 계좌를 만들어오라고 하죠. DB형이든 DC형이든 퇴사하면 IRP 계좌로 지급받습니다.
지급받은 후 자산 운용은 이제 개인에게 달려있는 거죠.
DC형이면 조금 피곤하더라도 투자에 대해 알아보시는 게 좋습니다. 기회가 열려 있거든요. DB형 회사에 근무하는 분들은 퇴사하기 전엔 퇴직금 운용 기회가 없지만, DC형은 본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서 얼마든지 불릴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월급은 소중합니다!